DAILY MEMO SCRAP RECIPE GUEST

“타루, 요조 등이 홍대에 등장해 달달한 음악으로 주목받았을 때 그들의 음악에 많은 이가 공감하고 이 신의 팬이 되었음에도, 마치 그들이 음악을 망친다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것이 여성 혐오다. 나에게는 마치 명예 남성을 수여하듯 ‘너는 그들(다른 여성 뮤지션) 같지 않아서 좋다’는 말을 칭찬이랍시고 했다. 소위 여성적인 음악을 폄하하는 시선이야말로 여성 혐오 아닌가.


이처럼 인디 신의 기저에 깔린 남성 중심적 태도는 인디의 솔직함이라는 애티튜드와 함께 창작물의 형태로 대중을 향해 발화된다. (…) ‘야동을 보다가’의 가사는 화자의 ‘찌질함’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윤리적 장애를 ‘찌질함’으로 인식하거나 포장하는 창작자를 솔직하게 드러낸 것에 가깝다. (…) 역시 ‘찌질한’ 남자의 자기연민을 드러내기 위해 허영심 많은 여성이라는 스테레오타입이 고민 없이 사용된다. 불쌍한 자기 자신에 취해 자신이 누군가를 타자화 하고 편견을 고착화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자기연민도 폭력이다.


불미스러운 일을 통해서야 배움을 얻는 건 슬픈 일이지만, 불미스러운 일을 통해서도 배우지 못한다면 화나는 일이다.


출처: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6041011397247167